2007년 09월 14일
이중성
나는 지금의 내가 아프다. 다양한 가치관들과 많은 목표 속에서 뚜렷하게 내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있는 스스로가 부끄럽고 답답하기도, 그럼에도 그 나약함을 품어줄 사람은 나뿐이므로 따듯하게 안아주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 어떻게 해야하는지 혹은 내가 어떻게 하고싶은지에 대한 확답은 내 안에서조차 들려오지 않는다.
친구들의 이야기, 사소한 다툼들과 미묘한 감정싸움, 내가 함께하는 가족들의 일들, 그 가족들의 가족들이 겪고있는 문제들, 인연을 맺어왔던 사람들과의 관계, 남녀 사이에서 취하게 되는 태도들 등 나름대로 내게 있어 늘 많은 부분을 차지해왔던 것들이 자꾸만 무의미해지는 것만같은 생각이 든다. 나의 모든 신경과 관심과 시간을 투자했던 일들도 괜히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상투적이고 평범하기만 해서 진심으로 동조해준다든지 온 마음을 다해 함께 아파해준다든지 하는 게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그 당사자이고 그런 일에 직면하게 된 본인이라면 얼마나 심각하게 다가올런지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채로 흥분한 척, 즐거운 척, 신나는 척, 슬픈 척, 아파해주는 척만 하고 있다.
무언가 진심으로 동질감을 갖게 해주는, 하나로 합일되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지금 내게는 없나보다.
우울한 게 아니라 아픈, 마음이 굳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아픈 요즘입니다. 실제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도 이렇게 아이들을 즐겁게 이뻐해 주시냐는 질문을 보고 요즘의 나는 어떠한가 생각해 보았어요. 굉장히 유쾌하고 즐겁게 인생을 즐기고 있었던 것 같은 저는 지금의 여기서는 보이지가 않네요. 예쁜 아이들의 모습에 한껏 신이 나 있었던 것 같았는데, 실은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속으로 좀 아픈 걸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일 뿐이었나봐요. 내가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을수록 겉으로는 더 크게 더 많이 웃는 것처럼, 몸이 좀 뻐근하고 퉁퉁 부어서 속상한 날엔 유독 다른 날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하고 한껏 꾸민 채 외출하는 것처럼, 본명이 아니라 닉네임으로 자기를 소개하고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제외한 얼굴 생김새며 사는 곳이며 하고있는 일이며 하는 것들은 모두 화면 뒤로 가릴 수 있는 이런 공간에서도, 그런 태도는 가능한가봐요.
아이들을 알게되고 얼음집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면서 그 속에서 웃던 저는, 자신의 속마음에 솔직한 사람이 늘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나도 솔직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또 최선을 다해서 솔직하게 나를 표현해왔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아니었던 것도 같습니다. 실제의 나를 감추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만 남기고 싶어서 애를 쓰고 있었던 것도 같고, 최대한 나를 신비하게 보이도록 해서 궁금해하게 만들고 내게 더 관심갖도록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구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내심 저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정말 있었나봐요. 진짜 내 모습은 은은하게 가려둔 채, 더 좋은 수식어로 나의 생각을 꾸미고 나의 느낌을 과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더 용감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김준수 말대로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분좋게 살아가는 내가 되고 싶어서 변화를 꾀했었는데-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게 있었군요. 거짓된 나는 반성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현실에 충실하는 것.
문득 떠올랐던 이야기가 있어 수첩을 뒤지다 발견한, 저로 하여금 잠시동안 움직이지도 못한채로 뚫어져라 종이만 바라보도록 만들었던 글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 욕심은
위험한 함정과 같다.
또한 계속해서 자신의 성취를 내보이며 자랑하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타인에게 확산시키려고
애쓰는 것은 마음을 피로하게 만든다.
(중략)
현실은 역설적이다.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애쓰지 않을수록
더 큰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
타인의 가치를 깍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 사람,
다시 말해 조용한 내적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굳이 자신을 내세워
자랑할 필요가 없는 사람,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한 무엇인가를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좀 흐릿해서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 나는 정말 이렇게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내 일이 아닌 이야기라면 어떤 내용이든 무관심하게 고개돌린채로 듣지 않는 냉정한 사람이 아니라, 진짜 마음으로부터 무엇인가가 우러나와서 그 따듯함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지금의 나는, 내가 옳다는 것을 애써 증명해보이지 않고, 남의 가치를 깎아 나의 가치를 높이려 하지 않고, 굳이 나를 내세워 자랑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타인들에게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끊임없이 더 화려하고 더 보기좋은 모습으로 나를 포장하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꾸미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저 가슴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나 자신의 즐거움과 기쁨이 내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저는 타인들의 시선 속에서 빛나고 있을 때 더 행복할 거라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갖고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저는, 타인들의 시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내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기도 한 것 같아요. 동시에 서로 극단적인 두 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저는, 그래서 이중성의 모습을 버리고있지 못한 걸까요?
이건 일기도 아니고 공개글도 아니고 대체 무언가- 저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혼돈의 끝이 있다면 여길까요?
오늘 포스팅의 제목이 나의 '이중성'이니만큼, 의문점을 남기는 이 글의 정체성도 이중적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오늘은 유천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박유천을 바라보는 제 이중적인 시각에 대해서요.
제가 지금 얼음집들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유천이는, 그리고 혹은 그래서 제 가슴과 머리 속에 담겨있는 유천이는 정말 사랑스럽고 눈부실만큼 예쁘게 물이 올라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를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눈부실만큼 예쁘게 물이 올라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게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유천이 담당분들이 아니었다면, 유천이를 향한 제 쓸데없는 아집과 편견에 그 팬덤에서 받은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아마 더 오랫동안 그 아이에 대해 더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초기 유천이 팬덤에서 제가 느꼈던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넘어갈게요.)
이제서야 인정하는 박유천에 대한 제 솔직한 첫인상은, 매력있는 남자였다는 것입니다. 좀 더 솔직히 끄집어내서 표현해보자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심할 정도로 넘치는 아이. (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졌던 다수는 여자들일 것이라 생각되기는 하지만, 혹여 소수라도 있는 -혹은 있을 수 있는- 남팬들까지 고려해서 좀 더 넓은 개념으로 묶습니다.)
결국 그런 매력있는 남자, 멋진 아이를 나쁜 남자, 위험한 아이 식의 좀 변형된 형태로 받아들였던 건, 박유천이 잘못한 게 아니라 저 때문이었던 거예요. 박유천이 진짜 자신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쉽게 생각하고 많은 여자들 속에서 즐기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나쁜 남자여서가 아니라, 박유천이 진정 여자들에게 다가와서 간단한 유혹만으로도 정신을 놓게 만들고 혼을 쏙 뺴가버리는 데 능숙한 위험한 남자여서가 아니라, 그 아이에게서 풍기는 매력 자체가 내게는 위험하게 느껴질만큼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던 탓에 겁쟁이같은 저는 그저 나쁘게만 받아들였던 겁니다.
여자는 자기가 인기있을 때는 진보적, 인기가 없을때는 보수적이란 이야기를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나요. 모든 여성들이 이렇다는 절대적인 명제만 아니라면, 그리고 사례를 너무 단순화시켜서 간단하게 언급했다는 단점만 제외한다면, 어느정도 제게 있어서도 꽤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처음에 바로 읽고나서는 정말 많이 동감하기도 했어요.
조금 방향성이 다를수도 있긴한데- 내가 좀 가볍게 즐기는 연애를 하고 있을때는 리버럴리스트쪽에 가깝고, 진중히 미래를 내다보며 심각하게 관계를 맺어나가는 상대와 만날때는 보수주의자에 가까워진다는 것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보입니다.
제가 하고싶은 얘기는, 제가 맨 처음 박유천이라는 아이를 접했을 때의 상태가 저는 그당시 굉장히 보수적이었던 것 같다는 겁니다. 늘 즐거웠고 밝게 웃고 있었고 그렇게 환한 모습이 당연히 나의 가장 예쁜 모습인 줄 알고 있었고, 정말 지나가는 돌맹이만 보고도 까르르 신나할 수 있었던, 힘든 일도 없었고 내 주위에 있던 모든 어려움은 충분한 노력으로 모두 극복이 가능한 것들 뿐이던 제 생활이 어느날 갑자기 멈추어버렸을 때- 그 때 저는 이 아이들을 처음으로 비로소 제대로 관심갖고 바라보게 되었었거든요. 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모두 사라지고 혹은 자신없어지고, 즐겁게 웃고있었던 공간이 순식간에 가슴아픈 문제들로 뒤죽박죽 뒤덮여서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해낼 수 없는 일은 없을거라 믿고 싶었던 제게 결국 내 스스로는 건드릴수조차 없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버렸을 때- 저는 그때 빛나는 박유천을 봤어요. 웃음이 너무 환하고 눈부셔서 바라보던 저는 울고싶어져 버렸던 때, 내가 있는 지금 이 곳은 너무 어둡고 축축하고 그래서 마구 발버둥치느라 진이 빠질 것 같은데 반대로 너무 밝고 따듯한 곳에 있는 것 같아서 샘이날만큼 부러워졌던 때, 그때 저는 잘난 남자 박유천을 봤어요.
지금 잡고있는 것을 더 이상 뺏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 잃고싶지도 잃을수도 없다는 생각에, 강박증에 걸린 사람처럼 허겁지겁 손에 잡히는 것엔 뭐든지 닥치는대로 팔부터 뻗고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라면 무조건 몸부터 던져가면서- 그렇게 꾸역꾸역 밥 한톨도 흘리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입 속으로 집어넣으려는 사람처럼 마음을 닫고 혼자서만 그렇게 미쳐버린 것 같았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알아왔고 좋은 인연을 맺어왔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들 중 그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못했던 때, 심지어 끊임없이 연락해주고 챙겨주려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던 때, 그래서 더 기가 막히고 속이 상했던 바로 그 때요. 그렇게 누구에게서라도 마음을 닫아버리고 벙어리마냥 어떤 말도 나오질 않던 때에요.
슬슬 숨이 막혀올만큼, 바보같을 정도로 단단한 자기보호의식 같은 것에 질려가던 때에- 김준수의 노래는 나를 펑펑 울게 만들고 눈물쏟게 만들고 그렇게 유일한 감정표현의 창구가 되어주었지만, 박유천의 목소리는 그 반대였어요. 박유천의 낮게 깔린 부드러운 보이스는, 박유천의 눈물날만큼 부드럽고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는 나를 더 가슴아프고 때론 날을 세우게 만들었거든요. 어떤 사람이라도 녹여줄 것처럼 듣는 이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나는 지금 네게 들려주려고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라고 내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박유천은 아무 의식없이 자신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을 뿐인데, 나혼자 벽을 만들고 문을 닫은채로 나는 왠지 이 아이에게서 내쳐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거예요.
방에 혼자 남은채로, '너는 나에게 필요없어' 소리치면서 문을 꽝 닫고 가버린 사람에게서 느끼는 원망, 외로움, 비참함, 가슴아픔을 저는 박유천의 예쁘고 환한 모습을 볼 때마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느꼈던 것 같아요. "난 네 것이 아니야. 네 옆에서 예쁘고 사랑스럽게 굴지도 않을거고, 내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려주지도 않을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쩌면 choosey lover 싱글 컨셉에서 반삭을 하고 나타난 박유천의 '진짜 남자' 포스에서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멋지고 잘난 남자이긴 했지만, 그 때의 유천이는 동시에 고독한 남자이기도 했거든요.
결국 아이들에게 빠질 수 있었던 건, 내가 무언가 피하고 싶은 것들, 생각하고싶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기에 분명 가능했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이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걸 바라보다보면, 내가 지금 당장 무얼 해야하는지 머리아프게 떠올리지 않아도 되었고- 별 것 아닌 화제를 가지고도 유쾌하게 떠들며 노는 아이들에 동참하다보면, 내가 무얼 잘못하고 무얼 실수했는지 그래서 무얼 고치고 수정해나가야 하는지 계산하느라 골치아프지도 않았거든요. 그렇게 잊고싶은 것이 있어서, 내 머릿속과 생각들을 다른 것으로 채우고 싶어서 빠져들었던 아이들이지만- 온전히 마음까지 빼앗기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박유천이 위험했고 그 때는 바보같이 두려워했던 건지도 모르겠고 마냥 쉽게 다가와서 실실 웃으며 사람 마음 속으로 한번에 침투해 들어오려는 그 아이가 나쁜 놈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사실 이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나는, 이 속의 아이들로부터 바깥에서 살아가고있는 나는 지켜내야할 것들이 많고, 변하지 않는 것이 소중하고, 진지하게 임해야하는 일들로 둘러쌓여있는데- 그렇게 보수적으로 나를 지키고 내 것을 지키고 내 것의 소유물들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저는, 모든 면에서 반대같았던 박유천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예요.
아이들을 처음 제대로 뜬 눈으로 바라보고 쭉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한채로 지내오는동안, 정신없이 나 스스로가 나를 옭아매고 있는듯한 무언가에서 갇혀있던 상태에서 벗어나기까지- 당최 무얼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럽고 나의 모든 행위가 무의미하기만 한 것 같아서 쓸쓸했던 몇 달을 지나오면서- 저는 이 속에서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슬프면 울고싶다고 고백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변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박유천이 어떤 여자랑 얼마동안 어떤 식으로 연애를 하든 며칠만에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여자를 침대로 이끌고가든 별 일 아닌 것처럼 그저 흥미롭고 유쾌하게 바라보면서 구경할 수 있는 정도로 진보적이진 못하지만요. 또 아직 완전히 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완연하게 되찾은 것도, 지금은 뚜껑을 덮어놔서 보이진 않지만 여전히 끓고있어 언제 넘칠지 모르는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도 아니지만요. 그래도 이제는, 아이들 특히 김준수와 박유천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덜 힘들고 덜 우울하고 덜 가슴 아프니까-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웃는 것도 지금이 더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박유천의 천사같은 웃음, 국보급 외모, 여리여리하지만 길고 늘씬한 팔다리부터 나를 화나게 만들만큼 멋지게 조각된 쇄골까지 포함한 끝내주는 몸매, 어떤 모자든 어떤 헤어스타일이든 어떤 옷이든 어떤 컨셉이든 최대한의 매력으로 뿜어내는 능력, 눈물나게 듣기좋은 목소리, 가끔씩 보여주는 필살 애교, 넘어가지 않고는 못배기겠는 귀여움, 닥치고 최고라고 소리지르고픈 남자느낌 물씬 나는 분위기, 그러다 또 여자만큼 예뻐지기도 하는 얼굴, 물이 오를대로 올라서 꽃처럼 향기날 것 같은 느낌까지 모두 다-
이전에는 나쁜 놈, 쉬운 사람이라고 궁시렁대면서 절대 내 안으로 들어와서 진심이 되지 못하도록 애를 썼던 이 아이의 선물이예요. 하늘에서 박유천에게 내려준 선물, 그리고 이제는 내가 박유천에서 기꺼이 즐겁게 받고있는 선물. 누구보다 보수적인 한 여자의 개인적인 느낌으로 바라보자면, 치명적일만큼 위험하게 느껴졌던 박유천이지만- 저는 이제 잔뜩 긴장해있던 몸을 좀 더 풀어놓고 편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아이, 예쁜 아이인데- 어지럽고 복잡한 생각없이 그냥 예뻐하면 되는 거 맞죠? ^^
+
저는 오랜만에 바람을 쐬러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오늘 집에서 떠납니다. 내일 모레 돌아올게요.
다녀와서는 준수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팬픽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후자의 경우에 대비해서 팬픽 좋은 거 있으면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답글은 돌아와서 달겠습니다. 절대 지우지 말아주세요! (특히 윤호와 준수 포스팅에 덧글 달아주신 비로긴자 분, 저 진짜 잘 읽었어요. 같이 이야기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
러스트님, 달빛님, 에우테르페님들, 제 주변의 너무 소중한 유천이 팬분들. 저는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늘 제게 힘을 주고 용기를 전해주는 것에 정말 감사해하고 있어요.
시유님과 아에는 진짜 유천이도 함께 즐거워할, 옆에 있다면 재미있게 진짜 잘 어울려 놀 것 같은 유쾌한 팬들이예요. 함께 팬질을 할 수 있음이 제겐 너무 소중하기만 해요.
밀물님, Ambivalent님 인사나누고 서로 알게된 지 얼마 안되었지만 유천이를 품고 아끼시는 모습에 질투도 느낄만큼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그 모습에 미소짓기도 했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고 싶은 마음 알아주셔야 해요.
친구들의 이야기, 사소한 다툼들과 미묘한 감정싸움, 내가 함께하는 가족들의 일들, 그 가족들의 가족들이 겪고있는 문제들, 인연을 맺어왔던 사람들과의 관계, 남녀 사이에서 취하게 되는 태도들 등 나름대로 내게 있어 늘 많은 부분을 차지해왔던 것들이 자꾸만 무의미해지는 것만같은 생각이 든다. 나의 모든 신경과 관심과 시간을 투자했던 일들도 괜히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상투적이고 평범하기만 해서 진심으로 동조해준다든지 온 마음을 다해 함께 아파해준다든지 하는 게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그 당사자이고 그런 일에 직면하게 된 본인이라면 얼마나 심각하게 다가올런지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채로 흥분한 척, 즐거운 척, 신나는 척, 슬픈 척, 아파해주는 척만 하고 있다.
무언가 진심으로 동질감을 갖게 해주는, 하나로 합일되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지금 내게는 없나보다.
우울한 게 아니라 아픈, 마음이 굳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아픈 요즘입니다. 실제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도 이렇게 아이들을 즐겁게 이뻐해 주시냐는 질문을 보고 요즘의 나는 어떠한가 생각해 보았어요. 굉장히 유쾌하고 즐겁게 인생을 즐기고 있었던 것 같은 저는 지금의 여기서는 보이지가 않네요. 예쁜 아이들의 모습에 한껏 신이 나 있었던 것 같았는데, 실은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속으로 좀 아픈 걸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일 뿐이었나봐요. 내가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을수록 겉으로는 더 크게 더 많이 웃는 것처럼, 몸이 좀 뻐근하고 퉁퉁 부어서 속상한 날엔 유독 다른 날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하고 한껏 꾸민 채 외출하는 것처럼, 본명이 아니라 닉네임으로 자기를 소개하고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제외한 얼굴 생김새며 사는 곳이며 하고있는 일이며 하는 것들은 모두 화면 뒤로 가릴 수 있는 이런 공간에서도, 그런 태도는 가능한가봐요.
아이들을 알게되고 얼음집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면서 그 속에서 웃던 저는, 자신의 속마음에 솔직한 사람이 늘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나도 솔직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또 최선을 다해서 솔직하게 나를 표현해왔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아니었던 것도 같습니다. 실제의 나를 감추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만 남기고 싶어서 애를 쓰고 있었던 것도 같고, 최대한 나를 신비하게 보이도록 해서 궁금해하게 만들고 내게 더 관심갖도록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구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내심 저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정말 있었나봐요. 진짜 내 모습은 은은하게 가려둔 채, 더 좋은 수식어로 나의 생각을 꾸미고 나의 느낌을 과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더 용감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김준수 말대로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분좋게 살아가는 내가 되고 싶어서 변화를 꾀했었는데-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게 있었군요. 거짓된 나는 반성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현실에 충실하는 것.
문득 떠올랐던 이야기가 있어 수첩을 뒤지다 발견한, 저로 하여금 잠시동안 움직이지도 못한채로 뚫어져라 종이만 바라보도록 만들었던 글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 욕심은
위험한 함정과 같다.
또한 계속해서 자신의 성취를 내보이며 자랑하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타인에게 확산시키려고
애쓰는 것은 마음을 피로하게 만든다.
(중략)
현실은 역설적이다.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애쓰지 않을수록
더 큰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
타인의 가치를 깍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 사람,
다시 말해 조용한 내적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굳이 자신을 내세워
자랑할 필요가 없는 사람,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한 무엇인가를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좀 흐릿해서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분명 나는 정말 이렇게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내 일이 아닌 이야기라면 어떤 내용이든 무관심하게 고개돌린채로 듣지 않는 냉정한 사람이 아니라, 진짜 마음으로부터 무엇인가가 우러나와서 그 따듯함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지금의 나는, 내가 옳다는 것을 애써 증명해보이지 않고, 남의 가치를 깎아 나의 가치를 높이려 하지 않고, 굳이 나를 내세워 자랑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타인들에게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끊임없이 더 화려하고 더 보기좋은 모습으로 나를 포장하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꾸미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저 가슴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나 자신의 즐거움과 기쁨이 내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저는 타인들의 시선 속에서 빛나고 있을 때 더 행복할 거라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갖고있었는지도 모르구요.
저는, 타인들의 시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내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기도 한 것 같아요. 동시에 서로 극단적인 두 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저는, 그래서 이중성의 모습을 버리고있지 못한 걸까요?
이건 일기도 아니고 공개글도 아니고 대체 무언가- 저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혼돈의 끝이 있다면 여길까요?
오늘 포스팅의 제목이 나의 '이중성'이니만큼, 의문점을 남기는 이 글의 정체성도 이중적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오늘은 유천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박유천을 바라보는 제 이중적인 시각에 대해서요.
제가 지금 얼음집들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유천이는, 그리고 혹은 그래서 제 가슴과 머리 속에 담겨있는 유천이는 정말 사랑스럽고 눈부실만큼 예쁘게 물이 올라있는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를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눈부실만큼 예쁘게 물이 올라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게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유천이 담당분들이 아니었다면, 유천이를 향한 제 쓸데없는 아집과 편견에 그 팬덤에서 받은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아마 더 오랫동안 그 아이에 대해 더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초기 유천이 팬덤에서 제가 느꼈던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넘어갈게요.)
이제서야 인정하는 박유천에 대한 제 솔직한 첫인상은, 매력있는 남자였다는 것입니다. 좀 더 솔직히 끄집어내서 표현해보자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심할 정도로 넘치는 아이. (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졌던 다수는 여자들일 것이라 생각되기는 하지만, 혹여 소수라도 있는 -혹은 있을 수 있는- 남팬들까지 고려해서 좀 더 넓은 개념으로 묶습니다.)
결국 그런 매력있는 남자, 멋진 아이를 나쁜 남자, 위험한 아이 식의 좀 변형된 형태로 받아들였던 건, 박유천이 잘못한 게 아니라 저 때문이었던 거예요. 박유천이 진짜 자신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쉽게 생각하고 많은 여자들 속에서 즐기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나쁜 남자여서가 아니라, 박유천이 진정 여자들에게 다가와서 간단한 유혹만으로도 정신을 놓게 만들고 혼을 쏙 뺴가버리는 데 능숙한 위험한 남자여서가 아니라, 그 아이에게서 풍기는 매력 자체가 내게는 위험하게 느껴질만큼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던 탓에 겁쟁이같은 저는 그저 나쁘게만 받아들였던 겁니다.
여자는 자기가 인기있을 때는 진보적, 인기가 없을때는 보수적이란 이야기를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나요. 모든 여성들이 이렇다는 절대적인 명제만 아니라면, 그리고 사례를 너무 단순화시켜서 간단하게 언급했다는 단점만 제외한다면, 어느정도 제게 있어서도 꽤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처음에 바로 읽고나서는 정말 많이 동감하기도 했어요.
조금 방향성이 다를수도 있긴한데- 내가 좀 가볍게 즐기는 연애를 하고 있을때는 리버럴리스트쪽에 가깝고, 진중히 미래를 내다보며 심각하게 관계를 맺어나가는 상대와 만날때는 보수주의자에 가까워진다는 것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보입니다.
제가 하고싶은 얘기는, 제가 맨 처음 박유천이라는 아이를 접했을 때의 상태가 저는 그당시 굉장히 보수적이었던 것 같다는 겁니다. 늘 즐거웠고 밝게 웃고 있었고 그렇게 환한 모습이 당연히 나의 가장 예쁜 모습인 줄 알고 있었고, 정말 지나가는 돌맹이만 보고도 까르르 신나할 수 있었던, 힘든 일도 없었고 내 주위에 있던 모든 어려움은 충분한 노력으로 모두 극복이 가능한 것들 뿐이던 제 생활이 어느날 갑자기 멈추어버렸을 때- 그 때 저는 이 아이들을 처음으로 비로소 제대로 관심갖고 바라보게 되었었거든요. 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모두 사라지고 혹은 자신없어지고, 즐겁게 웃고있었던 공간이 순식간에 가슴아픈 문제들로 뒤죽박죽 뒤덮여서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해낼 수 없는 일은 없을거라 믿고 싶었던 제게 결국 내 스스로는 건드릴수조차 없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버렸을 때- 저는 그때 빛나는 박유천을 봤어요. 웃음이 너무 환하고 눈부셔서 바라보던 저는 울고싶어져 버렸던 때, 내가 있는 지금 이 곳은 너무 어둡고 축축하고 그래서 마구 발버둥치느라 진이 빠질 것 같은데 반대로 너무 밝고 따듯한 곳에 있는 것 같아서 샘이날만큼 부러워졌던 때, 그때 저는 잘난 남자 박유천을 봤어요.
지금 잡고있는 것을 더 이상 뺏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 잃고싶지도 잃을수도 없다는 생각에, 강박증에 걸린 사람처럼 허겁지겁 손에 잡히는 것엔 뭐든지 닥치는대로 팔부터 뻗고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라면 무조건 몸부터 던져가면서- 그렇게 꾸역꾸역 밥 한톨도 흘리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입 속으로 집어넣으려는 사람처럼 마음을 닫고 혼자서만 그렇게 미쳐버린 것 같았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알아왔고 좋은 인연을 맺어왔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들 중 그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못했던 때, 심지어 끊임없이 연락해주고 챙겨주려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던 때, 그래서 더 기가 막히고 속이 상했던 바로 그 때요. 그렇게 누구에게서라도 마음을 닫아버리고 벙어리마냥 어떤 말도 나오질 않던 때에요.
슬슬 숨이 막혀올만큼, 바보같을 정도로 단단한 자기보호의식 같은 것에 질려가던 때에- 김준수의 노래는 나를 펑펑 울게 만들고 눈물쏟게 만들고 그렇게 유일한 감정표현의 창구가 되어주었지만, 박유천의 목소리는 그 반대였어요. 박유천의 낮게 깔린 부드러운 보이스는, 박유천의 눈물날만큼 부드럽고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는 나를 더 가슴아프고 때론 날을 세우게 만들었거든요. 어떤 사람이라도 녹여줄 것처럼 듣는 이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나는 지금 네게 들려주려고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라고 내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박유천은 아무 의식없이 자신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을 뿐인데, 나혼자 벽을 만들고 문을 닫은채로 나는 왠지 이 아이에게서 내쳐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거예요.
방에 혼자 남은채로, '너는 나에게 필요없어' 소리치면서 문을 꽝 닫고 가버린 사람에게서 느끼는 원망, 외로움, 비참함, 가슴아픔을 저는 박유천의 예쁘고 환한 모습을 볼 때마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느꼈던 것 같아요. "난 네 것이 아니야. 네 옆에서 예쁘고 사랑스럽게 굴지도 않을거고, 내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려주지도 않을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쩌면 choosey lover 싱글 컨셉에서 반삭을 하고 나타난 박유천의 '진짜 남자' 포스에서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멋지고 잘난 남자이긴 했지만, 그 때의 유천이는 동시에 고독한 남자이기도 했거든요.
결국 아이들에게 빠질 수 있었던 건, 내가 무언가 피하고 싶은 것들, 생각하고싶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기에 분명 가능했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이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걸 바라보다보면, 내가 지금 당장 무얼 해야하는지 머리아프게 떠올리지 않아도 되었고- 별 것 아닌 화제를 가지고도 유쾌하게 떠들며 노는 아이들에 동참하다보면, 내가 무얼 잘못하고 무얼 실수했는지 그래서 무얼 고치고 수정해나가야 하는지 계산하느라 골치아프지도 않았거든요. 그렇게 잊고싶은 것이 있어서, 내 머릿속과 생각들을 다른 것으로 채우고 싶어서 빠져들었던 아이들이지만- 온전히 마음까지 빼앗기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박유천이 위험했고 그 때는 바보같이 두려워했던 건지도 모르겠고 마냥 쉽게 다가와서 실실 웃으며 사람 마음 속으로 한번에 침투해 들어오려는 그 아이가 나쁜 놈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사실 이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나는, 이 속의 아이들로부터 바깥에서 살아가고있는 나는 지켜내야할 것들이 많고, 변하지 않는 것이 소중하고, 진지하게 임해야하는 일들로 둘러쌓여있는데- 그렇게 보수적으로 나를 지키고 내 것을 지키고 내 것의 소유물들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저는, 모든 면에서 반대같았던 박유천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예요.
아이들을 처음 제대로 뜬 눈으로 바라보고 쭉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한채로 지내오는동안, 정신없이 나 스스로가 나를 옭아매고 있는듯한 무언가에서 갇혀있던 상태에서 벗어나기까지- 당최 무얼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럽고 나의 모든 행위가 무의미하기만 한 것 같아서 쓸쓸했던 몇 달을 지나오면서- 저는 이 속에서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슬프면 울고싶다고 고백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변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박유천이 어떤 여자랑 얼마동안 어떤 식으로 연애를 하든 며칠만에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여자를 침대로 이끌고가든 별 일 아닌 것처럼 그저 흥미롭고 유쾌하게 바라보면서 구경할 수 있는 정도로 진보적이진 못하지만요. 또 아직 완전히 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완연하게 되찾은 것도, 지금은 뚜껑을 덮어놔서 보이진 않지만 여전히 끓고있어 언제 넘칠지 모르는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도 아니지만요. 그래도 이제는, 아이들 특히 김준수와 박유천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덜 힘들고 덜 우울하고 덜 가슴 아프니까-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웃는 것도 지금이 더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박유천의 천사같은 웃음, 국보급 외모, 여리여리하지만 길고 늘씬한 팔다리부터 나를 화나게 만들만큼 멋지게 조각된 쇄골까지 포함한 끝내주는 몸매, 어떤 모자든 어떤 헤어스타일이든 어떤 옷이든 어떤 컨셉이든 최대한의 매력으로 뿜어내는 능력, 눈물나게 듣기좋은 목소리, 가끔씩 보여주는 필살 애교, 넘어가지 않고는 못배기겠는 귀여움, 닥치고 최고라고 소리지르고픈 남자느낌 물씬 나는 분위기, 그러다 또 여자만큼 예뻐지기도 하는 얼굴, 물이 오를대로 올라서 꽃처럼 향기날 것 같은 느낌까지 모두 다-
이전에는 나쁜 놈, 쉬운 사람이라고 궁시렁대면서 절대 내 안으로 들어와서 진심이 되지 못하도록 애를 썼던 이 아이의 선물이예요. 하늘에서 박유천에게 내려준 선물, 그리고 이제는 내가 박유천에서 기꺼이 즐겁게 받고있는 선물. 누구보다 보수적인 한 여자의 개인적인 느낌으로 바라보자면, 치명적일만큼 위험하게 느껴졌던 박유천이지만- 저는 이제 잔뜩 긴장해있던 몸을 좀 더 풀어놓고 편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아이, 예쁜 아이인데- 어지럽고 복잡한 생각없이 그냥 예뻐하면 되는 거 맞죠? ^^
+
저는 오랜만에 바람을 쐬러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오늘 집에서 떠납니다. 내일 모레 돌아올게요.
다녀와서는 준수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팬픽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후자의 경우에 대비해서 팬픽 좋은 거 있으면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답글은 돌아와서 달겠습니다. 절대 지우지 말아주세요! (특히 윤호와 준수 포스팅에 덧글 달아주신 비로긴자 분, 저 진짜 잘 읽었어요. 같이 이야기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
러스트님, 달빛님, 에우테르페님들, 제 주변의 너무 소중한 유천이 팬분들. 저는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늘 제게 힘을 주고 용기를 전해주는 것에 정말 감사해하고 있어요.
시유님과 아에는 진짜 유천이도 함께 즐거워할, 옆에 있다면 재미있게 진짜 잘 어울려 놀 것 같은 유쾌한 팬들이예요. 함께 팬질을 할 수 있음이 제겐 너무 소중하기만 해요.
밀물님, Ambivalent님 인사나누고 서로 알게된 지 얼마 안되었지만 유천이를 품고 아끼시는 모습에 질투도 느낄만큼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그 모습에 미소짓기도 했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고 싶은 마음 알아주셔야 해요.
# by | 2007/09/14 09:46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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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유천이가 한 말 처럼, 또 저녁님이 곱게 적어주신 것처럼
우리는 이겨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고 님을 저는 자꾸만 붙잡습니다.
그저 아프지 않으셨음 합니다. 님의 친절함에 자꾸만 웃음도, 눈물도 함께 나옵니다.
인터넷이 익명에다가 서로 얼굴도 모르고.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의 모습이 어느정도 보이는거라고 생각하거든. 일회성으로 잠깐 스쳐가는게 아니라, 누군가를 관심있게 지켜봤을때 조금이라도 그 사람에 대해서 보인다고 생각해. 내가 본 언니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였어. 생각도 깊고 마음 씀씀이도 넓고. 다른 사람들처럼 난 언니도 행복하고 하는일 다 잘됬으면 정말로 좋겠어. 그래서 활짝 웃는 날이 더더더더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진짜로 언니 좋아해. 내가 원래 사람이 좋아지면은 그게 딱 표시가 난다. 언니한테는 사실 내가 오프에서 만나는 퐈슨친구들에게도 말했는걸 ;ㅁ; 암튼 언니 늘 우리 화이팅하자. 언니가 날 응원해주듯이 나도 늘 언니 응원하니까 !!!!!!!!!!!!!!!!!!!!!!!!
내가 하고 싶던 나머지 말들은 메일에다가 ♥♥
길고 길게 아무리 풀어 내려가도, 결국에 마지막 말에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냥 그렇게 고개만 주엇거리고 있을 거 같아요. 정말 내 모든 걸 걸고 진심이니까, 진심이었으니까, 그리고 진심일테니까.
너무 많은 걸 나눌 수 있게 해주셔서,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느낌표 몇십개씩 나열하는 것보다 이 다섯글자가 진짜 제 마음을 더 진하고 농축되게 담아내고 있다는 거- 느끼실 거라고 저는 믿어요. ㄹ님의 마음도 분명 전해져 왔으니까요. 반갑고 기쁘고 고마워서 눈물이 고일수도 있다는 거, 이것도 분명 님은 아시겠죠? ^^
Lust님#
님도 저도 유천이도 준수도 그리고 윤호와 창민이와 재중이 모두 또 이 아이들의 다른 팬들 다 함께 그렇게 같이, 늘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밝게 웃고 진심으로 기뻐하며 행복해하길 저는 빌어요. 또 그럴거라 믿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중에서 러스트님은 미소짓는 모습이 정말 환하게 빛날 거라는 것두요.)
Y언니# G양# ㄱ님# ㅇ양#
진심으로 고맙고 또 정말 내게도 다행이예요.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되서, 손이 막 떨릴만큼.
건너가서 인사할게요~
ㅇ님#
어떤 모습이든, 이렇게 사랑받아야 마땅한 남자를 그저 안아주고 보듬어주기- 진짜 노희경님 글 너무 맞죠? 제가 이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너무 맞아서 눈물날만큼... 틀린 말 진짜 하나 없어. 어떻게 유기할 수 있겠어요, 말도안돼.
받아들이라는 말씀 뒤의 느낌표에 잠시 미소지었어요. 그렇게 아끼고 이뻐하면서, 매력에 마음껏 허우적대면 그래도 가끔씩 와서 지켜봐주시고 떠밀려 내려가지는 않도록 잡아도 주시고 하셔야해요?T_T 그러실거죠?T_T (완전 약한 모습~ ㅋㅋㅋㅋㅋ 이건 뭐, 얘도 아닌데... ㄷㄷㄷ)
곱슬이#
뭐, 이런... 아놔, 진짜... 결국엔 이렇게 위로해달라고 응원해달라고 내가 투정부린 거였나 싶을 정도로, 너는 너무 따듯하고 의젓하고 사랑스럽고 고맙고 기특하고 또 멋지고 아무튼 결론적으로 너무 이쁘다... ㅠㅠ
우리 곱슬이, 조금 부끄럽지만 나도~ ♥♥ (무려 준수에게 주었던 하트의 두 배!!)
M님#
저의 아픈 부분이 M님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면, 그와 조금 비슷한 부분이 M님께도 있었다거나 그런 종류의 경험을 겪어보셨다거나 그러한 느낌을 이해하신다거나 하는 거겠죠? 유천이에 대해 제가 가졌던 이미지나 감정은 아마 완전히 동의하기 힘드셨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흥미롭게 다가왔다니, 그게 부정적으로만 비치거나 좀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어요. 오히려 저도 사실 제 이런 몰랐던 모습에, 놀라기도 했었고 기분이 나쁘기도 했었고 아무튼 이해하지 못하겠는 혹은 이해하고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신 부분이 있다면... 흑흑, 그냥 저는 M님 옷소매 잡고 잠시 눈물 좀 닦을게요. (오바하는 거예요, 저 진짜 울진 않았어요. 그래도 박유천의 매력에 송두리째 휘말리지 않으려면, 나는 강한 여자가 되어야하니까? ㅋㅋㅋ) 아무튼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또 동시에 좀 더 느긋하게 물이 드는 것처럼 그렇게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더 알아가며 친해지고 싶어요.
여행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해요~
ㄷ양#
시작이 좀 비슷했었다는 거, 나도 내심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더 이해가 가고 네 상황과 처지와 마음을 쉽게 이해하고 동감하면서 그렇게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도 같아. 그 밝고 환한 즐거움이 나를 위로해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아프기도 한 부분이 있다는 걸 그래서 더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을지도. 그럼에도 그 자체로 기뻐하고 좋아하면서 사실은 결국 고마운 마음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더 크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놓지 못하는 것도 있는거야, 분명. 또 네 말대로, 그만큼 많이 좋아하니까 아픔이 있는걸지도.
슬퍼하면서도 동시에 안도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느껴지는 아이러니 때문에 좀 골치가 아팠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결국엔 이렇게 따듯하고 고맙고 사랑스럽게 내가 이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걸, 다른 많은 인연들을 모두 포함해서 나는 네가 참 좋다.
D님#
내게는 좀 낯설었던, 그런데 그를 통해 유천이와 비슷한 대상 혹은 그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이들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는 점... 저도 충분히 동감해요. 정말 제게도 그런 부분이 참 컸다는 걸 저도 지금은 계속 느끼거든요. 이런 부분을 인정하기 힘들었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커졌다는 게 제게도 유천이를 통한 변화의 일부인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제일 큰 얻음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에서, 역시 하고 놀라기도 했어요. 난 그냥 그저 그렇구나 하고 넘겼을 뿐인 일인데, 어쩌면 저는 이걸 유천이에게 고마워해야하는 일인지도 모르겠구나 싶어져서요.)
유천이를 그렇게 예(?)로 들며 조금씩 더 알아가고 또 그러한 정보(?)를 활용하면서 더 빠져들게 되셨군요. 그 과정에서 D님도 친숙함을 느끼게 된 부분이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아는 지인마냥, 부분에서 살짝 웃었어요. 유천이가 만약에 이걸 듣고나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상해볼수록 너무 웃겨요. 제가 가서 살짝 속삭여주고 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례가 제겐 굉장히 흥미롭기도 하고 또 신기해서, 막 흥분이 되기도 하네요? 조금씩 더 알아가고 싶다고 했던 말들이 무색할만큼, 당장이라도 지금 저는 님에게 달려가 마구 같이 수다떨고픈 마음이 너무 크게 부풀어올라요.
그건 분명 유천이에 대한 이야기뿐은 아닐거예요. 유천이를 바라보는 나의 이야기도, 유천이에게 향해지는 님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겠죠? ^^
밑에서 두번째 M님#
유천이에 대한 그러한 어려움이, 제가 겪었던 과정에서 보이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면... 저 진짜 꺼이꺼이 울면서라도 님에게 달려가서 안아드리고 토닥토닥 다독여드리고 그렇게 조근조근 그러냐고 괜찮다고 고맙다고 아무튼 그렇게 마구 두서없이 섞여 나오는 말들일지라도 그렇게 전해드리고 싶은 욕구가 진심 터질 정도로 빵빵하게 불어올라요.
성향의 차이를 극복하기 힘든 부분은, 너무나 당연한 거니까요- 저 진짜 눈물날 것 같아요. 이런 부분까지 동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진심 박유천이 날 끌어안아주지 못한대도 그냥 다 괜찮고 상관없고 고맙고 견딜 수 있고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아요. 박유천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아도, 내가 김준수의 손을 잡을 수 없대도, 그냥 좋고 고맙고 그럴 것만 같아요. 대신에 저는 님에게 달려가면 되니까요. 힘들게 움직이지 마시고 그냥 가만히만 앉아 계시면, 제가 달려가겠다고 그냥 기다려만 주시라 소리치고 싶어요.
(비행기 티켓, 그까이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저 진짜 진심이예요. 우리 언젠가는 만날 수 있죠?